옆집 아이와 내 아이가 얼굴이 다르고 성격, 행동도 다른데 발달 속도가 다른 것은 당연하다. 다소 빠를 수도 있고 늦을 수도 있는 것이다. 아이들마다 차이가 있을 뿐 아니라 한 아이 내부의 능력도 차이가 있게 발달한다. 옆집 아이보다 말은 느리지만 걷기는 더 빠를 수 있다. 아이의 성장은 100미터 달리기가 아닌 것이다. 긴 안목으로 바라보아야 하는 마라톤이다. 아이마다 특성이 다르고, 관심을 보이는 것도 다른데 어떤 학원의 프로그램이 유행한다고 해서 무조건 따라가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조기교육을 절대로 시키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내 아이가 자라면서 어떤 것에 관심을 보일 때, 거기에 맞춰 적절한 자극을 주는 적기교육이 필요하고, 내 아이의 성향에 따른 맞춤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어떤 학원에 보낸다든가 해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긴 마라톤 경주에서 아이가 목마를 때 물을 주고, 더울 때 식혀줄 수 있는 엄마의 보살핌과 인내가 필요한 것이다.

아이 키우기란 아이가 걷기 좋은 길을 내는 것과 같다!

저자는 부모들을 위한 상담 시간에 어떻게 해야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저자는 “아이 키우는 일은 아이가 걷기 좋게 길을 내는 것과 같다”고 엄마들에게 대답한다. 아이가 보다 멀리, 안전하게 길을 떠나길 바란다면 이렇게 걸어라, 저렇게 걸어라 강요해서는 안 된다. 아이가 넘어지지 않도록 잔가지와 돌맹이를 치우고, 걷는 길이 지루하지 않도록 잔가지와 돌맹이를 치우고, 걷는 길이 지루하지 않도록 나무와 꽃을 심어주고, 쉬었다 갈 수 있도록 작은 의자를 만들어주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이것을 전문 용어로 ‘환경 조절’이라고 부른다.
부모가 안달하지 않아도 대부분의 아이는 건강하고 정상적으로 자란다. 진정으로 아이의 성장과 발달을 도와주고 싶다면 ‘우리 아이, 잘 자라고 있는 걸까?’하는 불안과 걱정으로 무엇이든 가르치고 자극을 주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려야 한다. 그보다는 아이가 안정적으로 성장과 발달 과정을 밟을 수 있도록 뒤에서 지켜보고, 어디 만큼 왔는지 봐주고, 아이가 마음껏 탐색하고 발달할 수 있도록 심리적으로 또 신체적으로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발달 ‘지연’과 발달 ‘장애’를 구별하라

저자는 요즘 엄마들의 최대 관심사인 ‘발달’을 촉진시키는 것 뿐 아니라, 아이가 발달상 별 문제 없이 잘 자라고 있는지 점검해보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라 말한다. 출생 만 4～5세는 발달의 결정적 시기이며, 부모가 이 시기의 발달 과정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알고 있어야 한다. 아이가 정상적으로 발달 과정을 밟고 있다면 다행이지만, 만일 아이의 발달 속도가 또래에 비해 더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조금 늦된 아이라고 여기고 기다려주어도 좋은 경우가 있는가 하면, 즉시 치료를 받게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 보통의 부모들은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은데, 언제 기다리고 언제 치료를 받게 할 것인지 그 잣대를 저자는 이 책에서 전하고 있다.

아이 적성, 만 10세 이후에 찾아라

요즘 엄마들은 아이의 적성 계발에 정말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인간에게는 일반적인 능력과 특수한 능력이 있는데, 일반적인 능력이 예를 들어 지능이라면 특수한 능력이 바로 적성이다. 그러므로 개개인의 차이는 이 적성에서부터 비롯된다고도 볼 수 있다. 적성은 타고나는 부분과 환경의 영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어떤 환경이 주어졌느냐에 따라 적성이 잘 발현될 수도 있고 그냥 묻힐 수도 있다. 그렇다고 너무 일찍부터 적성 계발에 팔을 걷어붙이라는 뜻은 아니다. 적성 계발을 무리하게 서두르면 오히려 아이의 진짜 재능을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으므로, 적당한 시기를 기다리는 느긋함이 필요하다.
저자는 아이의 적성을 키워주려면 적어도 만 10세까지는 기다리라고 이야기한다. 아이의 적성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만 10세까지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게 중요하다. 부모는 내 아이 스스로가 관심이 있고 흥미를 보이는 영역이 어떤 것인지를 알기 위해 아이에게 꾸준히 관심을 갖고 지켜보면서, 자연스런 성장과정 내에서 아이가 관심을 보이는 영역에서 때를 놓치지 않고 적절히 자극을 주며, 방향을 올바르게 제시해주고 지지해주며, 아이의 능력에 바르게 칭찬하고 보상해주는 안내자 역할만 해주면 된다. 진주를 손에 넣고 싶은 마음이 아무리 굴뚝 같아도 조개가 진주를 품을 만큼은 기다려 주어야 하는 것이다!

놀이학교에 보내지 말아야 하는 이유

대부분의 엄마들은 아이의 놀이가 얼마나 중요한지 간과한다. 그런데 매스컴에서 아이들의 놀이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도 하니까 이번에는 놀이에도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한 것은 아닌가 하는 강박관념에 시달린다. 그래서 요즘에는 소위 ‘놀이학교’라는 게 유행이기도 하다.
저자는 놀이란 아이 스스로 선택하여 자발적으로 시작되어야 하고, 아이에게 즐거움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산수 문제를 푸는 것도 아이 스스로 즐겁게 하면 놀이다. 하지만 소꿉놀이라도 누군가에 의해 계획적으로 억지로 하면 놀이가 아니다. 그렇게 보면 요즘 유행하는 놀이학교들은 차이가 있겠지만, 어쨌든 아이들 놀이의 본질과는 거리가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잘 정비된 프로그램과 장난감, 부조화된 놀이 환경일지라도 정상 발달을 하는 아이들에게는 오히려 자발성과 창의성을 떨어뜨린다. 저자는 이를 위해 아이를 잘 놀게 한다는 의미를 짚어보면서, 엄마가 아이와 잘 놀아줄 수 있는 법을 독자들에게 전달하려 한다.

엄마는 사회성을 키워주는 인큐베이터

전업주부지만 아이를 놀이방이나 어린이집에 보낸다는 엄마들이 꽤 있다. 하루 종일 엄마와 지내는 것보다 놀이방이나 어린이집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는 게 사회성 발달에 더 좋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놀이방이나 어린이집에서 또래와 어울리는 경험이 아이의 사회성에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사회성 발달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주는 요인은 따로 있다. 집 밖이 아니라 집 안, 즉 가정과 엄마 품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사회성 좋은 아이로 키우기 위해 아이를 무조건 밖으로만 내보내는 게 능사는 아니다. 그러기 전에 아이를 엄마 품에서 충분히 쓰다듬고 보듬어주어 정서적인 안정과 자신감 등을 키워줄 필요가 있다. 엄마의 따뜻한 품은 아이의 사회성을 키우는 인큐베이터이자 전진기지와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