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463쪽
책소개

이 책은 기존의 페미니즘 도서와는 달리 공허한 이론적 주장을 부르짖지 않고 철저한 생물학, 문화인류학적 분석을 통해 남성과 여성의 진정한 관계를 파헤치고 있다. 인간의 성을 결정하는 유전자 중 X염색체와 Y염색체를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하여 역사 속에서의 남녀의 비중과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여성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X 염색체의 능력을 이용해 농경사회 이후 진행되어 온 남성 지배 사회를 보이지 않게 조종해왔으며 현재는 남녀 권력 관계의 역전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제시하면서 이제껏 무의식적으로 각인된 문화적 편견을 규명하여 남·녀 어느 한쪽의 지배가 아닌 미래 지향적인 건전한 남녀 관계를 정립할 것을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

생물학과 문화인류학을 넘나들며 남녀 관계를 다시 논한 책!

이 책은 기존의 페미니즘 도서와는 달리 공허한 이론적 주장을 부르짖지 않고 철저한 생물학, 문화인류학적 분석을 통해 남성과 여성의 진정한 관계를 파헤친다. 또한 우리 뇌에 각인된 문화적 편견을 규명하여 어느 한쪽의 지배가 아닌 미래 지향적인 건전한 남녀 관계를 제시한다.

Y 염색체가 위험하다

최근 ABC 뉴스 인터넷 판에 12만 5천 년 후에는 Y 염색체가 사라질 것이라는 뉴스가 있었다. 이는 옥스퍼드 대학의 유전학자 브라이언 사이키스의 주장으로 그는 “Y 염색체의 질이 점점 떨어지고 있어 언젠가는 사라지고 말 것”이라면서 이러한 가정이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1905년, 여성 생물학자 네티 스티븐스가 Y 염색체를 발견하자 생물학계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이제껏 여성이라는 이름은 열등함과 동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은 남성을 결정하는 Y 염색체가 X 염색체에서 퇴화된 유전자이며, Y 염색체는 성의 일부를 결정하지만 X 염색체는 많은 남성적 기능과 인간의 생존을 담당하고 있었다.

이는 기린원의 신간 『X 염색체의 복수(올리비에 포스텔 비네이 저, 기린원 간)』를 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호주의 유전학자 제니 그레이브스에 따르면, 그 동안 우리가 우성인자로 생각했던 Y 염색체가 실은 X 염색체의 잔해에 불과한, “젖은 넝마조각” 같은 염색체이다. 제니 그레이브스는 퇴화하고 있는 Y 염색체보다 X 염색체에 주목해야 한다며 X 염색체를 “지적이고 섹시한” 염색체라고 했다.

섹시하고 지적인 X 염색체

실제로 Y 염색체의 조상 염색체는 거의 모두 X 염색체 위에 보존되어 있다. 성적 특질, 심지어는 남성을 결정하는 인자들도 X 염색체가 관장하고 있다. Y 염색체가 점차 퇴화하고 있는 반면 X 염색체는 고요히 삶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남성은 태어나면서부터 신체적 결함을 안고 태어난다. X 염색체 이상으로 발생하는 질병들은 거의 모두가 남성에게서 발병한다. 여성에게는 두 개의 X 염색체가 있어 하나의 염색체에 이상이 생기면 여분의 X 염색체가 보완해주지만 남성은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하나의 X 염색체에 이상이 발생하면 보완해줄 수 있는 장치가 전혀 없는 것이다. 자폐증을 앓는 아이들이 남자아이에게 집중되는 것이 한 예이며, 색맹인 여성은 여분의 X 염색체 덕택에 자신이 색맹이라는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 혈액이 응고되지 않아 발생하는 혈우병 역시 여성에게는 희귀병에 속한다.

또한 최근의 뇌과학의 발전 덕분에 X 염색체가 수명과 지능을 관장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독일 울름 대학의 호르스트 하마이스터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X 염색체 위에 지능 유전자가 네 배 가량 더 존재한다고 한다. 또한 여성은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감정이입 능력으로 인해 사회성이 뛰어나며, 범죄적 성향도 남성에 비해 훨씬 적으며, 자살할 확률도 적다. 또 어떤 나라든 여성 장수자가 많으며 현재 학교에서는 여자 아이들의 성적이 훨씬 뛰어나다. 이 모두가 X 염색체의 덕분이다.

문화적 편견, 그리고 남녀의 차이

나폴레옹 3세 시절의 프랑스인 폴 브로카는 사후 실험을 통해 여성의 뇌가 남성의 뇌보다 평균 181g만큼 가벼운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는 뇌가 작은 만큼 상대적으로 여성의 지능이 약간 낮다는 결론을 내렸다. 여기서 우리는 폴 브로카를 비난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우리는 19세기의 다윈이나 브로카가 벗어나지 못했던 사회적 편견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그들은 훌륭한 과학자였고 연구자였지만 기나긴 역사 동안 우리의 뇌리 속에 박혀 있던 편견에서는 벗어나지 못했던 것이다. 오늘날 급속히 발전하는 사회상과 인식의 변화에도 그들과 같은 편견이 작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브로카의 연구에서처럼 여성의 지능이 낮은 것은 아니지만 남녀의 뇌에는 크기뿐 아니라 감각을 발휘하는 곳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남성은 사냥꾼의 후예답게 공간 지각력이 뛰어나며, 여성은 언어 테스트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였다. 또한 여성은 감정이입 능력이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뛰어났다. 실제로 또래의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주어보면 남자아이 집단에서는 장난감을 차지하기 위해 다른 아이를 밀어뜨리고 폭력을 행사하는 등 싸움이 벌어지나, 여자 아이들의 집단에서는 상대를 설득하고 대화와 타협이 이어졌다.

누가 누구를 지배하는가?

여성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X 염색체의 능력을 이용해 농경사회 이후 진행되어 온 남성 지배 사회를 보이지 않게 조종해왔으며 현재는 남녀 권력 관계의 역전이 일어나고 있다. 이미 사냥하는 사회는 지나간 것이다.

〈여성 리더 계층의 부상과 전망〉이란 삼성경제연구서의 보고서를 보면 몇 년 뒤에는 언론 계통의 기자·논설위원 중 여성 비율이 현재 18%에서 30%까지 높아질 것이고, 현재 13%인 정치계의 여성 비율도 23%대로 각각 높아질 것이라고 한다. 이는 전 지구적으로 도래하고 있는 주류 여성들의 사회를 예감케 하는 현상이다.

하지만 이 책은 여성들이 권력을 행사하고 남성을 지배하는 사회가 와야 한다고 주장하는 책이 아니다. 여성을 억압하고 지배해온 남성위주의 사회도 사라져야 하지만, 앤디 워홀에게 권총을 발사했던 발레리 솔라나스의 행위도 정당하지는 않은 것이다.

헨리 키신저는 외교관이었지만 “남녀의 싸움에서 승리자는 없을 것이다. 이 적들은 우애를 도모하려는 경향이 너무 적다.”는 현명한 말을 했다. 남녀의 관계는 상반되거나 대립적이지 않다. 많은 측면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이러한 차이가 이전의 사회처럼 차별의 요소가 되어서도 안 된다. 오히려 서로를 인정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때 다가올 미래 사회의 전망은 밝을 것이다.

목차

들어가기 전에

프롤로그 - 네티 스티븐스, Y 염색체를 발견하다

01. Y 염색체의 발견, 생물학계의 획기적인 사건

02. 암컷들의 반란, 수컷 없는 생식

03. 기초 성은 여성이다

04. 아담은 이브의 갈비뼈로 만들어졌다

05. 퇴화된 염색체 Y

06. 암컷이 수컷보다 강하다

07. 뇌의 남녀 차이

08. 남녀의 능력, 차이인가 차별인가?

09. 폭력, 남성의 지배 문화

10. 남성 지배는 여성의 치밀한 전략이다

11. 문화의 진화, 그리고 권력의 이동

에필로그 - 누가 누구를 지배하는가?

작가소개

1948년 파리에서 출생해 소르본 대학에서 논리학ㆍ인식론 철학 석사학위를 마쳤다. 그 뒤 ‘파리 정치연구소’에서 연구 활동을 하며 유명 일간지 「르몽드」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했다.

1977~1979년에는 덴마크 주재 프랑스 대사관에서 문화·과학 업무 담당관으로 일했으며, 다시 저널리스트로 복귀해 「르 콩티낭」,「과학과 미래」 등의 일간지와 과학저널에 기고했으며, 2002년 이후로는 주간 뉴스 매거진 「르 뿌엥」그룹의 고문을 맡고 있다.

그간 지은 책으로는 『덴마크』, 『도시의 등에』와 『대혼란: 프랑스 과학의 풍요와 빈곤』 등이 있다.